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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g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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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급행열차에 탑승할 당신에게 : GS 공연장 고객 조사 리서치 프로젝트 참여기

Intro

여기 Dana라는 52g 2기 Crew가 있습니다. 이 Crew는 작년 12월 52g에 합류한 첫날 ‘GS 공연장 고객조사 프로젝트’라는 급행열차에 올라타게 되죠.
GS 공연장 고객 조사 프로젝트이 프로젝트는 역삼역의 LG아트센터가 마곡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GS의 공연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공연’과 ‘공연장을 찾는 고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고객조사 프로젝트 입니다.
분명 티켓엔 ‘고객 인터뷰역’까지 ‘노트테이커석’이라는데, 이 열차... 왜 역에 도착해도 멈추지 않죠? 그리고 이 ‘노트테이커석’ 기대와는 다르게 범상치 않은 좌석입니다. 그렇게 두달간 급행열차를 타게 된 Dana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예고편]
“수익, 효율을 생각하기 전에 우리의 고객을 마음 속 깊이 담아 이해해봐”
“포스트잇과 스티커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이 티켓이 내 티켓이 아니었던 것이여!”

[급행열차 탑승] 얼떨결에 주어진 티켓 한장

급행열차 탑승은 저를 포함해 모두가 웃으며 하는 이야기입니다. GS 공연장 고객조사 프로젝트의 고객인터뷰 노트테이커*를 구한다는 공지가 단체 워크챗방(업무용 채팅방)에 올라왔고, 그렇게 같이 올라온 인터뷰 일정 첨부파일이 안 열려 말씀드렸습니다.
노트테이커: 서기와 같은 역할
Dana: “첨부파일이 안 열립니다!”
프로젝트 멤버들: “와, 노트테이커 Dana가 하는거야? 환영해!”
Dana: ‘???????’
그렇게 저는 얼떨결에 환영을 받으며 ‘노트테이커석’ 티켓을 받아 열차에 올라타게 됩니다. 올라탔더니 모두 자기소개를 하며 환영해주시네요…!

[고객 인터뷰 역] 이 열차, 왜 멈추질 않아…?

고객 인터뷰는 고객을 깊이 있게 잘 이해하기 위해 진행합니다. (Empathy 과정) 제 역할은 세 분의 고객 인터뷰에서 꼼꼼하게 날것의 노트테이킹을 잘 하는 것입니다. 분명 손을 풀고 카메라 뒤에서 열심히 노트테이킹을 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메인인터뷰어가 되어 다음 고객을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즐겁고 재밌습니다. 인터뷰는 소개팅과 같다고 했는데 그런 설렘일까요?
처음이라 머리와 눈은 바쁘게 움직입니다. 고객 인터뷰는 우리가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가설)이 맞는지 검증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각을 가진 사람을 인터뷰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인터뷰이 중 한 분은 공연이 ‘나의 또 다른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니까요!
업무로 인터뷰를 하긴 하지만 상대방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깊은 이해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딱딱하게 인터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안부를 주고 받거나 자기소개를 하며 처음 ‘라포(두사람 사이의 상호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고객의 답에 대한 이유를 유추하지 말고 ‘왜’라는 질문을 통해서 깊게 질문해야 합니다. 고객을 궁금해하는 마음과 그 안에 ‘왜’라는 질문 잊지 말아야하죠!
와,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제가 내려야할 역에 도착한 것 같아요! 엥.. 근데 문이 안 열리고 바로 출발해버린다?!
고객 인터뷰 역 팁1!인터뷰어는 메인 인터뷰어, 보조 인터뷰어, 노트테이커 이렇게 세 구성으로 이루어집니다. 메인 인터뷰어가 주로 질문을 하고, 놓치는 부분들을 보조 인터뷰어가 묻거나 방향을 조정할 수 있죠. 그리고 노트테이커는 말 그대로 서기 입니다. 인터뷰 중 나오는 말과 보이는 행동들을 받아 적는 역할을 하죠.
고객 인터뷰 역 팁2!노트테이커는 모든 말과 행동들을 재해석하거나 줄이지 않고 ‘듣고 보았던 있는 그대로’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의 마음 역] 고객의 마음 이해하기! 이게 되네?

열차는 다시 빠르게 출발하고, 그렇게 그녀의 손에 주어지는 포스트잇과 펜, 그리고 스티커..
인터뷰했던 것들을 포스트잇 한장에 하나의 내용을 담아 적고, 비슷한 것끼리 다시 그룹을 지어보는 다운로딩을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스티커를 붙이고 스티커가 많은 것을 중요한 것으로 분류합니다. 그랬더니 모호했던 것들이 그룹화되고 여러 고객인터뷰를 다운로딩 하면서 고객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랬다면 이제 공연장 건물과 내부도 직접 가봅니다. 건물을 들어선 순간부터 공연을 보고 나오기까지 우리 고객은 무엇을 보고 느낄까요? 어떤게 좋고 어떤게 불편했을까요? 그런 것들을 마음에 품고 내가 고객이 되었다는 느낌으로 좌석에도 앉아보고 주변도 잘 둘러봅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그녀의 손에 다시 쥐어지는..
평소 정리를 좋아하는 저는 이것저것 깨달은 것을 한판에 정리하고 싶어, 쉬는 시간에 종이에 끄적여 공유했습니다.(Synthesis)
“공연장을 찾은 고객들은 ‘단절과 몰입’을 원한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힐링과 성장’을 위해서이다. 단절과 몰입을 위해 가장 KEY가되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은 컨텐츠, 음향, 시야이고, 이 요소들을 방해하는 것이 있으면 싫어한다. 그래서 장내에는 공연장 예절, 좌석의 편안함 등이 중요하고, 장외에는 식사,카페,화장실 등 공연장 편의와 몰입감을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공유했을 때 놀랐던 점은 아무것도 모른채 프로젝트에 참여한 저의 의견을 모두가 주의 깊게 들어주시고 인정해주시며, 맥락이 없을 수 있는 내용을 이론을 기반으로 하나의 표로 딱 정리해주셨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마음 팁!포스트잇 한장은 게임에서 말하는 피1 과 같습니다. 한장씩 붙일 때마다 체력 피1, 지식 피1 을 내보내는 느낌이니 평소 체력과 지식 관리를 잘해봅시다!

[설문 분석 역] 잠시만 이렇게 된다고? 와 이거 재밌잖아?

이번엔 프로젝트 결과를 하나의 보고서로 만들자는 팀의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고서를 작성할 파트를 분배를 했습니다. 이제 대략 고객에 대해서도 알았겠다, 이 열차 속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고객 이해의 큰 흐름을 뒷받쳐줄 설문 분석을 하고 싶다고 자처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건 두 개의 설문조사였습니다.
840명의 고객애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274명을 대상으로한 재설문조사
30여개 문항으로 이뤄진 첫번째 설문조사지의 반 정도가 주관식이었기 때문에 주관식을 의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라벨링이 필수였습니다. 처음엔 미련하게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라벨링을 했지만, 어느정도 하다보니 먼저 피벗테이블이나 구글서베이 응답으로 대략적인 큰 카테고리를 확인하고 분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정 단어들을 검색해서 한꺼번에 라벨링하는 잔기술도 늘었습니다. 그렇게 1차적으로 크게 라벨링한 것을 들여다 보고 흐름을 파악합니다.
그 후에는 교차 분석을 하는데, 교차 분석이란 예를 들어 전체 응답자 대상으로 선호하는 공연장의 순위가 예술의 전당, 대학로 소극장, 세종문화회관 순이라고 합시다. 그렇다면 연령대별로는 어떻게 순위가 달라지는 지, 남녀에 따라서는 어떻게 달라지는 지 혹은 더 깊게는 연령대별 성별에 따라 어떠한지 등 필터를 걸어서 분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 것을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연간 공연 관람횟수가 적어질수록 접근성, 건물 또는 공연장의 크고 웅장함 등 공연 외적인 요소가 특정 공연장을 선호하는 이유가 되고, 연간 공연 관람횟수가 많아질수록 음향, 시야/단차 등 공연 관람의 핵심요소를 선호하기 때문에 특정 공연장을 좋아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설문 분석을 하며 가장 뿌듯했던 것은 응답자 수가 800명이 넘어가는 만큼 보고서의 내용이 맞는지 큰 흐름을 검증할 때 제가 분석한 결과를 존중해주셨다는 점입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증명도 확실하고 답변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설문 분석 역 팁 1!주관식을 의미있는 단답으로 그루핑하는 ‘라벨링’ 지옥에 빠질 수 있으니 설문조사 질문을 구성할 때 잘 고심해서 구성해봅시다.
설문 분석 역 팁 2!라벨링의 지옥에 빠졌을 때는 눈빛을 용맹하게 만들어 줄 파워 넘치는 음악을 들어보세요.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하다면 Dana에게 문의해주세요 (찡긋-)
설문 분석 역 팁 3!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교차분석입니다. 이 짜릿함을 놓치지 마세요!

[저니맵 역] 아하 이게 이렇게 완성되네

우리의 대장정을 모두 녹여줄 ‘저니맵’, 열차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저니맵은 말 그대로 고객이 어떤 여정을 했는지 살펴보는 지도입니다. 시간 또는 장소 등에 따라 구간을 정하고 그때의 고객은 어떤 활동을 했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페인포인트는 무엇인지 등을 한 판에 정리하는 것이죠. 우리는 관람 전-중-후로 구간을 나누고 여기에 그간의 사전리서치, 인터뷰, 현장답사, 설문조사 결과들을 모두 녹여냈습니다. 그 결과를 여기에서 확인해보시죠!
저니맵 역 팁!참고로 저니맵은 사실 고객을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 리서치 초기에 작성하기도 합니다.

[발표 역] 그래 마무리도 우리 모두가 짓는거야

싸늘하다. 나는 왜 앞에 서있고 회장님께서는 내 앞에 앉아 계시는 걸까? 머리는 하얘지고 입은 수없이 준비했던 말을 내뱉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가 맡았던 부분을 나누어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이 많은 내용을 한명이 대표로 하기보단 각자 맡았던 부분의 전문가인 만큼 모두가 자신있게 발표하자는 것이었죠. 저는 제가 맡았던 설문 분석 부분을 5분 남짓한 시간 안에 흥미로운 결과만 간추려 발표하였습니다. 다행히 떨지 않았고 발표는 시간 안에 끝나서 팀원 중 한분께 깔끔하게 발표했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52g Crew 온 첫날 부터 두달동안 열심히 달려 왔고 이제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프로젝트 발표를 마치고 팀원들은 모두 모여 프로젝트에 대한 회고를 하였습니다. ‘너는’이 아닌 ‘나는’으로 시작하는 이 회고는 자신과 우리를 돌아보고 더 나은 다음을 준비 하는 단계입니다. 회고를 끝으로 짐을 싸고 이제 몰아치게 달려왔던 이 급행열차를 내립니다.

[크레딧] 언젠가 급행열차에 올라탈 당신에게

참 신기한 곳입니다. 업무를 하는데 메일을 기다리지 않고 실시간 채팅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내 컴퓨터 속의 문서를 열지 않고 구글드라이브와 노션에 모든 작업물들을 공유합니다. 말로만 듣던 디자인 씽킹 기반의 업무를 합니다. 워크샵에서 의견을 공유할 땐 포스트잇에 작성하고, 의사결정을 할 땐 모두 동등한 수의 스티커를 가지고 투표를 합니다. 우리들에겐 수익과 효율보단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루종일 워크샵을 하며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각자가 뭘할지를 열정적으로 찾습니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진지하게 임하면서도 농담과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깨달았습니다. ‘노트테이커석’인줄 알았던 나의 티켓은 사실 ‘고객리서치 특별석’이었다는 걸요. 고객 리서치에 많은 경험과 사람들에게 열린 마음을 가진 분들과 함께 일하는 건 특별석에 앉아 고객리서치를 배우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함께한 경험이 제 52g Crew 생활의 든든한 기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도 벌써 도움이 되고 있거든요.
숨가쁘게 달려가는 열차 안에서 당신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만 같을 겁니다. 당신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시시각각 바뀌어서 당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완벽하진 않지만 완전한 이방인이었던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열정을 담아, 52g!

[쿠키] 뭐라구요? 발표역이 마지막 역이 아니었다고요?

네, 그렇게 시작합니다. GS 공연장 고객리서치 프로젝트 Phase 2!
열차 탑승 완료! 달려라 달려! 다시 출발합니다!